- 류가사키 저택 지하, 처리실 -
유니 이걸 보라는 거야.
유니 군이 가방에서 꺼내든 태블릿이 어둑한 처리실과 어울리지 않는 빛을 밝혔다.
그것을 바라보니 귀여운 UI(유저 인터페이스)가 화면에 나와 있었다.
신야 이건――……
유니 Si. 이 건물의 맵이라는 거야.
신야 이 점멸하면서 움직이는 점은 뭐지?
유니 이곳에 진이나 치이,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유니 비밀도구 #21 <모스키토GPS>. 붙여놓으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단한 물건.
신야 모스키토라는 말은……
유니 아주 쪼끄만 벌레 씨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거야. 붙어있는 사람의 피를 빨고 있는 이상, 계~속 쓸 수 있다는 거야!
신야 (벌레기피증의 류가사키 선배가 알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려나.)
유니 비밀도구 #32 <끈끈이바퀴벌레>에 비밀도구 #8 <홀로그램 화재>. 다른 것도 잔~뜩 들고 왔다는 거야!
끝도 없이 가방에서 나오는 갖가지 비밀도구. 금세 내 양팔을 한가득 채워버렸다.
유니 될 수 있는 대로 패닉을 일으켜서 우리가 여러 명이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그렇게 하면 저들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거야.
신야 하지만……. 문이 잠겨서 여기에서 나갈 수 없어.
유니 여기에 들어오기 전에 이 방에 들어온 흔적을 남겼다는 거야. 그걸 보면 분명 누군가가 상태를 확인하러 올 거야.
유니 Chi la dura la vince.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법 지금은 기다릴 때. 인내가 승리의 비결이라는 거야.
신야 ……
이렇게나 작고 나이도 어린 유니 군인데도 망설임 없는 그의 말이 나의 불안을 휩쓸어냈다.
유니 나는 시바사키를 여기에서 내보낼게. 그 대신, 형님의 병을 최우선으로 고쳐줘.
유니 거래는 절대적이야. 깨질 시엔 말살.
신야 ……
유니 군은 진심이다.
여기에서 도망쳐서 시구레의 곁으로 간다. 그것은, 내 사명을 내던진다는 것과도 같은 말이었다.
신야 (……)
유니 시바사키.
건네 보인 태블릿의 화면. 점멸하는 점이 이 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신야 (나는…….)
신야 (나는……!)
치즈루 어서 오세요, 독에 빠진 쥐, 아니 침입자 씨.
엄청난 기세와 함께 벌컥 열린 문.
치즈루 군은 몸이 굳은 우리를 냉철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치즈루 꼴사납게 백기를 흔들어도 된다구요? 뭐, 그 전에 밟아줄 거지만. 허락도 없이 류가사키 저택에 침입한 걸 그냥 넘길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유니 ……풋.
신야 (어, 유니 군……?)
키득키득 거리며 어깨를 들썩인 유니 군을 본 치즈루 군은 미간을 모았다.
유니 아미-치 *친구로서 한 가지 알려주겠다는 거야.
유니 잡을 상대를 잘못 판단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는 걸.
치즈루 하……?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치즈루 군의 등 뒤를 선점한 유니 군은 그의 땋은 머리를 콱 붙잡았다.
그 순간.
치즈루 읏!!!!
파지직――!
방전음과 함께 유니 군이 끼고 있던 팔찌가 발광했다. 그와 동시에 경련을 한 것처럼 딱딱해진 치즈루 군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신야 치즈루 군!
급하게 그 몸을 낚아채서 살펴보았다.
신야 (방금 건 감전……!? 부정맥은…… 없고, 일시적으로 경직하긴 했지만 근육에 큰 손상도 없어 보여.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지만.)
유니 #18 <팔찌형 스턴건>. 죽지는 않으니까 안심하라는 거야.
신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유니 군, 폭력은 안 돼.
유니 ……
유니 시바사키, 문은 열렸다는 거야.
신야 !
때려보아도, 의자로 내려쳐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문이, 시구레에게 이어져있는 그 문이, 열려있었다.
치즈루 시바, 사키…….
치즈루 군은 지면을 기면서도 살기를 품은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신야 ……
신야 가자.
그렇게 말하자 유니 군은 활짝 웃음꽃을 피웠다.
유니 자! 형님 구출작전, 스타트라는 거야!!
- 공원 -
시구레 ……――하
시구레가 눈을 뜨자, 시야에 밤하늘이 펼쳐졌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몸 위에 덮여져있던 것으로 보이는 침낭이 떨어져 내렸다.
린타로 옷, 드~디어 잠자는 공주님이 깨어나셨구낭
시구레 회장……?
바로 옆에서 난색의 랜턴에 비춰진 린타로가 시구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린타로 이야~, 진짜 ABM이었어
린타로가 소형 난로에 걸려있던 주전자를 머그컵에 기울이자 커피의 향긋한 냄새가 주위에 퍼졌다.
시구레 ……엄청나게あまりにも / 깜짝 놀라서ビックリして / 눈알이 튀어나올 뻔 했다目ん玉飛び出るかと思った……?
린타로 오~케이~! 평소랑 다름없어 보이네. 머그컵, 내 거밖에 없긴 한데 마실래?
몽롱한 시야로 고개를 가로젓자 린타로는 더욱 미소를 지어보였다.
린타로 별이 예쁜 밤에 밖에서 마시는 커피도 딱 어울리겠지~ 하고 별멍 스팟을 찾고 있었는데, 시구레쨩이 THE 수상함의 극치를 달리는 남자들한테 둘러싸여있잖아? 이건 뭐, 귀여운 후배를 위해서 한꺼풀이든 두꺼풀이든 벗어서 전라가 될 수밖에 없잖아! 그런 이유로, 확 들쳐메고 도망쳐버렸지 뭐야♪
시구레 그건…… 정말 감사합니다…….
의식이 선명해졌다. 선명해지는 것은 고통도 함께였다.
――욱씬
시구레 읏, 하아……
날카롭게 위를 찌르는 통증에 눈썹을 모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린타로 ……
시구레 그럼 이만…… 지금 급해서요.
어떻게든 일어나서, 린타로를 등졌다. 발을 질질 끌듯이 한 걸음,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시구레 (의식을 잃은 건 30분 정도인가……. 얼른…… 가야해…… 아니, 그 전에 전화를…….)
주변을 둘러보자 공원의 입구 근처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구레 (휴대폰은 안 돼. 도청의 위험이 있어.)
시간을 들여 힘들게 도착한 후 수화기를 들고 나서야 동전이 없다는 걸 눈치챘다.
시구레 크읏……
수화기를 손에 쥔 채, 공중전화 부스에 이마를 기댔다. 무기질한 온도에 열을 맡기고 있자――……
시구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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